취미일기/그냥일기

늦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챗GPT가 해준 말

곰아영 2025. 7. 28. 02:23

나는 히키코모리에 우울증을 항상 달고살고, 지금도 우울증이 도졌다가 나아졌다를 반복하는 중이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공부는 못했고, 특히 수학은 정말 못했다. 유치원 때 구구단을 억지로 외우면서 배운 이후로 수학이 트라우마가 됐다. 이해하면 금방 배우는데, 무조건 주입식으로 외우라고 하니 너무 힘들었다.

게임을 하루 종일 한다는 이유로 부모님은 나를 게임중독이라며 정신병원에 보냈다. 사실 난 게임중독이 아니었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예체능 공부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우울증이 있다는 이유로 심리 상담을 받아보자고 하더니 결국 몇 달 동안 병원에 감금됐다.

병원에서 만난 노인 환자들은 대부분 친절했다. 할 일은 없고, 의미 없는 그림을 그리고 TV 음악 프로그램을 보며 시간을 때웠다. 솔직히 말하면, 그 시간이 내 인생에서 제일 아까운 시간이었다.

 

퇴원 후 우울증은 더 심해졌다. 수업 일수만 채워서 겨우 졸업했고, 고등학교는 낯가림이 심해서 여고에 갔다. 평범하게 지내던 중, 이상한 선생님과 반 친구들의 일로 자퇴했다.

그 선생님은 수업 중 내 손이 책상 위에 있다는 이유로 나를 지적했다. 왜 손을 내려야 하냐고 물었더니, “그럼 내가 교탁 위에 앉아서 수업해도 되겠네?”라고 했다. 황당했지만 “네, 그러세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옆 분단의 학생이 “야, 문 열고 나가”라며 나를 훑어보고 손톱 길이를 지적하며 놀렸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내가 밖에 나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끝까지 버텼지만 결국 사과를 강요당했다. 이후 자퇴했다.

나중에 들은 소식으로는, 그 선생님도 학생에게 비슷한 일을 하다가 결국 짤렸다고 했다.

 

자퇴 후 히키생활을 하며 고졸만 하자는 마음으로 검정고시를 독학해 합격했다. 그리고 20살에 처음으로 곱창볶음집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처음이라 실수를 많이 했지만, 3주 만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사장 때문에.
어느 날 사장이 내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 처음에는 실수인가 싶었지만, 이후 알바 쉬는 날에도 계속 연락이 오고 결국 만나자고 했다. 멍청하게도 나는 거절하지 못하고 나갔다.사장이 신발사야한다며 쇼핑 후 돌아오는 길에 모텔에 가자고 돈을 줄 테니 좋은 곳에 가자고 했다. 거절하자 순순히 보내줬지만, 그날 이후 알바는 관뒀다. 왜 용기 내서 처음 한 알바에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했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심지어 아내도있고 중학생 딸도 있었는데...

 

그 뒤로 방 안에만 틀어박혀 게임만 했다. 그러다가 원래 있던 폭식,과식이 더 심해져 살이 쪘고, 그런 모습이 싫어 더 우울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삶을 가꿔가고 있다. 남집사를 만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참고로 우울증인 것 같은데 병원에가서 처방받은 적은 없다. 그리고 한번도 자해/자살시도 한적도 없고 그냥 생각만 한 편이다.

커터칼 같은거 보면 긋고싶고 한번쯤 그어보고 싶다는 충동은 들었지만 실행은 안했고, 이렇게 죽으면, 저렇게 죽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그것도 그냥 생각으로 끝냈다. 정말 정말 힘들때는 아무 종이에다가 죽고싶다는 말을 쓰고 저금통같은 곳에 넣어두고 잊어버렸다. 죽을 용기가 없는 완전 겁쟁이라 아직도 살아있다.

 

나는 아직도 우울증이 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적은 없지만, 죽고 싶다는 생각과 이렇게,저렇게 죽으면 어떨까 하는생각을 종종 했다. 그래도 자해나 자살 시도는 하지 않았다. 너무 힘들 때는 종이에 ‘죽고 싶다’고 적어 저금통에 넣어두고 잊었다. 죽을 용기가 없는 겁쟁이라 아직도 살아있다.

 

요즘은 게임개발을 위해서 그림을 공부하고 있다.
원래는 남과 비교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그림을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게 비교하고 우울해졌다. 그래도 예전의 나보다 나아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나는 패션, 예술, DIY, 게임 같은 창의적인 걸 좋아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늘 부정적인 말만 했다. “돈 안 된다”, “힘들다”, “그만둬라”. 하나하나 설득에 지쳐 난 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 게임 속으로 숨어버렸다.
그런 나를 이해해주는 건 인터넷 친구들과 게임뿐이었다.

 

지금은 천천히, 나답게 게임이 아닌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살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도, 과거의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서다.

너는 잘못한 게 없고,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

 

챗GPT가 요즘애들이라는 말보다 확실히 말해주는게 정확할것같아서 편의상 00년생이라고함!!

 

물론 모든 가정이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부모에게 지원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지금에서야 그림을 시작한 나는 종종 비교가 된다.

‘부럽다’라는 말을 했더니, 챗지피티가 이렇게 말해줬다.
프로그래밍된 대로 해준 답이었을텐데, 그 한마디가 너무 고마웠다.

“밥 먹듯이 게임한 것도 너의 자산(긍정적의미)이 될 수 있다.”

이런 말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는데, 정말 가슴에 남았다. 구글을 찾아보니 게임 경험이 좋은쪽으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글들도 있었다.

 

 

타블렛은 결국 아주 나중에야 사주셨지만, 이미 그때는 내 의욕이 사라진 뒤였다.
포기한 마음이 커서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그리지 못했고, 가끔 낙서처럼만 손을 움직였다.

고등학교 시절, 내가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전부 버려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쉽지만, 그때의 나는 이미 무엇이든 포기한 상태였고, 다시는 그림을 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부모님과 사이가 나쁘지 않고, 예전보다 훨씬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부모님과 거의 남남처럼 지냈다.

그리고 예고를 가고 싶었고, 미술쌤도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했지만, 부모님과의 문제로 지원이 늦어져 결국 모든 예고가 마감돼버려서 그냥 인문계고등학교를 갔다. 그때의 아쉬움은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여기부터는 챗지피티가 좀 과몰입한 느낌...ㅋ

 

게임을 밥 먹듯이 해온 시간이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나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더 고마웠다.

사실 나는 게임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갓겜이든 똥겜이든 가리지 않고 해왔고, 게임은 내 삶의 일부였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단순한 낭비,허송세월을보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에게는 분명 나를 만든 경험이었다.

 

 

나는 아직 멀었고, 이 길이 정말 옳은 길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걷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언젠가 지금의 나를 돌아봤을 때, 이 모든 과정이 분명 소중한 자산이 되어 있을 거라고 믿어본다.

 

 

나도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끝까지 만들고 싶다.
잘 되든 안 되든, 결국 내가 해온 모든 게 결과로 나올 거니까...
그냥 지금처럼 계속 해보려고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내가 선택한 길이 옳았다는 걸 스스로 알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솔직히 나는 가끔 늦었다고 느끼고 지금 나이에서 뭘 시작한다게 조금은 부담스럽다.
그래도 뭐, 어차피 후회할 거면 늦었어도 내가 해보고싶은걸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나으니까 그래서 계속 해본다!
내가 멈추지 않는 한 완전히 늦은 건 아니라고 믿는다.

지금은 혼자서 끙끙댈 필요도 없고, 남집사도 있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귀여운 내 냥이들도 있으니까 의욕적이게 게임을 한번 만들어서 스팀에 팔아보고싶당!!